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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누구에게나 처음은 있다)

[미국 중학교] 미국 중학교 한국이랑 이렇게 달라요.

by new인생살기♡ 2023. 12. 24.

 

  미국 중학교 한국과는 다르다.

 
 
미국에 온 걸 좋아하지 않던 아이를 데리고 중학교 등록을 위해 학교로 향했다. 학교의 첫인상은 땅이 좁아 여러 층으로 이루어진 한국 학교와는 달리 단층건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게 눈에 띄었다. 그리고 학교 앞 노란 스쿨버스가 인상적이었다. 정문에 들어갈 때도 초인종을 눌러 확인을 받고 들어갔다. 아이를 데려갈 때도 등록된 보호자들만 데려갈 수 있다. 이이들의 안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같아 마음에 들었다.

처음 발을 디디는 순간 내가 상상하던 미국 중학교의 모습과 달랐다. 아이들이 저마다 가방을 메고 자신의 수업을 찾아가고 있었다. 건물 안 분위기가 수평적이고 따뜻한 느낌이었다. 체육시간인지 아이들이 운동하는 소리가 복도에까지 들려왔다. 뭔가 생동감이 있어 보였다. 상담선생님 말씀이 오늘은 체육시간에 학교 staff들과 아이들 간 운동시합이 있어 약간 시끄러울 수 있다고 했다.

한국에서 아빠랑 상담선생님과 이메일로 많은 이야기를 주고받고 온 터라 우린 바로 상담선생님을 만날 수 있었다. 상담선생님은 너무나 친절했고 환한 미소로 웃으며 우리의 일을 처리해 주었다. 주어진 서류만 작성했을 뿐인 데  perfect라고 계속 말해주었다. 어른인 나조차 갑자기 자신감이 올라왔다. 이게 미국의 교육방식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에 가기 싫다던 아이도 상담선생님을 만나고 학교 분위기를 보고는 빨리 학교를 다니고 싶다고 했다. 선생님들과 학교 staff들을 만나며 그들에게 편안함을 느낀 듯했다. 자신이 생각했던 무서운 미국 학교의 모습이 아니라고 했다. 우리가 영화나 언론을 통해 아이들이 학교에서 마약을 하고 거친 생활을 하던 모습을 상상했었는 데  실제로 와보니 전혀 그렇지 않은 것 같다고 했다.

수업은 6과목 정도라고 설명해주었다. 4과목은 수학, 국어, 과학, 사회로 정해진 과목을 듣고 2과목은 선택한다고 했다. 선택과목의 종류는 미술 체육 등 다양하고 아이들이 매주 다양하게 수업을 들을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보통 영어가 부족한 한국아이들은 레벨테스트를 통해 택 1과목은 영어를 가르쳐주는 esl  수업을 들어야 하고 나머지 하나는 대부분 친밀감을 위해 매주 같은 시간 같은 아이들과 연주연습을 하는 오케스트라나 밴드에 참여하면 된다고 했다.

피아노를 오래 배운 아이는 오케스트라나 밴드 참여가 아이의 흥미를 끄는 것 같았다. 아이는 피아노를 하면 제일 좋고 아니면 플룻을 할 생각이라고 했다. 새로운 악기를 배울 수 있다는 것은 신나는 일이라며 즐거워했다. 그리고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학교에선 자신이 들고 다닐 수 있는 악기만 가능해서 피아노는 밴드에 없었다.

처음 혼자라는 생각에 두려웠지만 esl반엔 일본인, 중국인, 다른 국적 아이들이 많다는 설명을 상담선생님께 듣고 마음의 안정을 찾은 듯했다. 아무래도 국적은 달라도 같은 언어장벽을 가진 처지라 의지가 되는 듯했다. 다양한 인종의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라 그만큼 다른 문화에 대한 배려도 있는 것 같았다. 

한국과 다른 점 중 이해가 좀 되지 않는 부분도 있었다. 쉬는 시간이 4분이라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다. 수업받은 교실에서 화장실 볼 일을 보고 다음 수업을 할 교실로 이동하는 총시간이 4분이라는 건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았다. 미국은 다툼과 마약 방지를 위해 휴식시간이 짧다는 글을 어디선가 보기는 했다. 그 나라마다 일어날 수 있는 문제들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조치이니 적응만이 우리가 할 일이었다. 그래도 나중에 들으니 수업 중 화장실을 가도 되는 홀웨이패스권이 있다는 소리를 듣고 안도했었다. 학기 초에는 복도에 선생님들이 서 계셔서 길을 알려주신다고 해서 더욱 안심되었다.

또 하나 놀라운 사실은 점심시간이 20분이라는 것이다. 한국의 느긋한 점심시간과 거리가 너무 멀었다. 미국 중학교도 급식을 하긴 한다. 메뉴가 치킨, 햄버거, 피자 등 기름지고 짠 음식으로 구성돼어 있었다. 그래서 한국아이들은 도시락을 싸 온다고 들었다. 우리 아이도 뚠뚠이가 되지 않기 위해 도시락을 싸서 다녀야 할 것 같다. 여기 오니 한국 학교 급식은 정말 맛있고 최고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을 떠나면 누구나 애국자가 된다는 말이 실감이 났다.

반면 미국은 공교육이 참 잘 되어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학교 수업시간에 점수를 위해 학원문제지를 몰래 푸는 한국과는 대조적으로 학교 수업 중에 집중해서 심도있는 공부를 하고 숙제를 하게 한다. 그리고 멋지게 느껴졌던 것이 학생들이 오케스트라나 밴드를 통해 악기를 하나씩 연주하며 졸업할 땐 연주회를 연다는 것이였다. 체육시간 또한 충분히 확보해 체력을 길러 준다. 학교를 마친 아이들은 집에서 약간의 숙제를 하고 자신들의 시간을 가진다. 한국의 학원 뺑뺑이가 참 대조적이었다.

미국에도 그림 배우는 아트 클럽, 달리기 클럽 방과 클럽이 있다고 알려주셨다. 아이는 아트클럽에 관심을 보였다. 한국아이들의 필수코스 미술, 피아노, 태권도를 오래 한 터라 아트클럽에 다니고 싶다고 했다. 방과 후 수업은 선생님께 몇 장의 그림을 그려서 내고 선생님이 결정한다고 했다. 내가 잘 그려야 하는지 물으니 여기서 중요한 건 잘 그리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좋아하고 어떤 종류의 그림에 관심이 있느냐를 보는 거라고 했다. 경쟁이 심한 한국 문화에 익숙한 나에겐 참 신선한 대답이었다. 한편 아이 각자의 개성을 존중하며 있는 그대로 수용하는 방식이 부러웠다.

미국은 일정 거리이상에 살면 학교에 갈 때 노란 스쿨버스를 타고 간다. 스쿨버스는 무적이다. 한국과 다르게 스쿨버스가 보이면 모든 차들은 stop이다. 처음에 스쿨버스에 벨트가 없다고 해서 놀랐었는 데 미국인들이 스쿨버스를 대하는 자세를 보고 이해가 되었다. 수업이 모두 끝나면 방송에서 자기가 타고 갈 스쿨버스 번호를 부른다. 하교 때 귀를 쫑긋 세우고 있지 않으면 스쿨버스를 놓치게 되고 부모님을 호출해서 하교하게 된다. 보통 여자아이들은 잘 듣고 오는 데 가끔 남자아이들은 스쿨버스를 놓치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상담을 마치고 나오는 길에 마주친 모든 이들은 환한 미소로 우리에게 hello라고 인사해 주었다. 선생님들과 직원들은 참 친절했고 따뜻했다. 다양한 인종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나라라 그런지 서로를 있는 그대로 수용하고 다름을 쉽게 인정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그리고 그들은 언제든 궁금한 점이 있으면 학교 홈페이지에 선생님께 메일을 보내면 친절히 답해 준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반면에 지인이 말해준 바에 의하면 미국 선생님들은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지만 그 선을 넘어서는 일은 하지 않는 편이라고 했다. 예로 한국은 학기 중에 가정동행학습이라고 해서 사전에 부모가 여행계획을 내면 가족여행 간 날은 출석으로 인정해준다. 하지만 미국은 1년에 딱 10일정도의 결석이 인정된다. 여행을 간다는 이유로 학교를 빠지면 그건 결석일수에 포함이 된다. 어떤 한국부모는 미국에 와서 가정동행학습을 인정해달라고 요청했다고 했다. 한 번 인정해줬을 때 줄줄이 한국부모들이 인정을 요청해 미국 선생님들은 당황했었고 자신이 하지 않던 일을 하게 되니 부하가 걸려했다고 한다. 더불어 한국에 대한 이미지도 나빠진 경우가 있었다고 말해주었다. 나의 생각은 미국에 왔으면 미국에 법을 따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문화도 중요하지만 미국에 왔으면 그들의 문화를 인정하며 우리가 적응하며 생활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우리의 미국 중학교 등록을 위한 첫 방문을 마쳤다. 무엇보다 다행인 건 아이가 직접 학교를 가보고 학교를 다니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는 것이다. 그것만으로도 참 감사했다. 한국과 다른 미국이라는 낯선 나라에 와서 학교를 다녀야 하는 게 쉬운 일은 아니지만 분명히 시간이 지날수록 이 새로운 경험이 인생의 좋은 양분이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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