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반장 선거
도전 후기
2학년 때 갑자기 아이가 반장에 나가는 건 부담스러우니 부반장에 나가겠다고 했다. 평소 성격이 내성적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난 조금은 뜻밖이었다. 결과적으로 반 친구들이 많이 뽑아줘서 부반장이 되었다. 2학년 때 부반장을 해보니 반장도 한번 해보고 싶다고 했다. 그래서 4학년 반장 선거를 나가게 되었고 집에서 열심히 연설 연습을 하더니 반장이 되었다. 당선된 날 잠을 자기 전 아이가 말해준 아이 마음을 적어보았다.
아이 마음내가 반을 대표하는 아이가 될 수 있을까? 라는 마음이 들어 부반장 나갈까 고민하는 동안 정신을 차려보니 7명의 친구가 벌써 손을 들고 순서를 정하기 위해 가위바위보를 하고 있었다. 6명째 연설이 진행될 즘 지금 도전하지 않으면 후회할 거라는 생각이 밀려왔다. 그래서 선생님께 나가고 싶다고 말했고 친구들의 동의를 구해서 반장 선거에 나갈 수 있었다. 순서는 마지막이었다. 이때의 용기는 연설할 때 필요한 용기보다 훨씬 더 많은 용기가 필요했다.
친구들은 눈치채지 못했지만 속으로 난 울먹거리고 있었다. 하지만 연설은 평소보다는 아쉬운 마음이 들었지만 그럭저럭 잘 마무리되었다. 연설하는 동안 아이들은 나만 쳐다보고 있었다. 많은 표를 얻으며 반장이 되었고 나를 뽑아준 아이들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당선 소감은 “저를 뽑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 반 급훈처럼 함께하는 반장이 되고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친구들은 나를 반장이라고 불렀고 앞으로 잘할 수 있을까?라는 부담감이 밀려왔지만 잘 해낼 수 있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 같았다.
자기 전 누워서 대화를 하면서 우리 아이가 아이인 줄만 알았는데 벌써 이렇게 자기 생각을 잘 말하고 표현하는 아이로 자랐구나 싶어 뿌듯한 마음이 들었던 기억이 난다. 그 당시 며칠 동안 연설문을 다 외우고 연습하느라 노력했던 아이가 지금 생각해도 대견하다.
<아이가 직접 작성한 반장 연설문>안녕하십니까?
음악을 사랑하고 피아노 연주를 좋아하는 OOO입니다.
여러분
서로 다른 악기들이 어울리면 아름다운 음악을 만듭니다.
우리 O반 친구들이 서로 어울리면 행복한 O반이 될 것입니다.
이것이 제가 반장 선거에 나온 이유입니다.
제가 만약 반장이 된다면
첫째, 학교가 너무~ 가고 싶은 O반이 되게 하겠습니다.
“친구가 없어 학교 가기 싫어.”라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친구 관계가 어려울 때 먼저 나서서 도와주겠습니다.
둘째, 친구의 마음을 알아주는 공감형 반장이 되겠습니다.
친구들의 한마디 한마디에 귀 기울이고 도움을 주는 반장이 되겠습니다.
셋째, 언제나 행복한 O반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살면서 가장 소중한 건 행복이라고 생각합니다.
O반이라서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여러분
저와 함께 그런 O반을 만들고 싶다면
저 OOO을 믿고 꼭~ 소중한 한 표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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