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8월
다리에는 여전히 점상출혈이 생겼다 없어졌다 반복하며 만성화되어 가고 있다. 팔에도 점상출혈이 생기기 시작했다. 뭔가 다리, 팔, 전신 순으로 퍼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팔다리가 색소침착으로 보기가 좋지 않다. 큰 병원에 가봐야 하나 고민이 되었다. 하지만 약과 스테로이드제가 너무 싫어서 가고 싶지 않았다.
2023.9월
팔에 자꾸 더 많은 색소침착이 남기 시작했다. 마냥 좋아지기를 기다릴 수만은 없었다. 그래서 경남에 있는 유명한 약초 파는 분에게 찾아갔다. 시골 마을에 사시는 분인데 아토피 때문에 많이 찾는 분이라고 들었다. 그분이 내 다리랑 팔을 유심히 살펴보더니 자신이 해줄 수 있는 약초는 없다고 그냥 가라고 했다. 그래도 멀리까지 찾아왔는데 아무 약초도 아무 치료도 해주지 않아서 절망했다.
한약이 중국산 약재를 대부분 사용한다는 얘기도 많고 한약 부작용도 걱정되고 해서 한약은 어릴 때 먹어보고 먹지 않고 있다. 하지만 달리 선택의 여지가 없어서 한의원에 가보기로 결정했다. 인터넷에 검색하다 보니 한의원에 가서 나은 사례도 종종 있었다. 정말 반신반의한 마음으로 한의원에 한 번 가보기로 결심했다. 주말에 기차를 타고 경기도에 있는 한 한의원에 갔다. 너무 좁고 작은 곳이어서 맞게 온 건지 의심이 들었다. 젊은 여자 의사 선생님이신데 정말 AI처럼 줄줄 증상에 관해 설명해 주었다. 결론적으로 난 전형적인 색소성 자반의 형태는 아니지만 기타 혈관염은 맞는 것 같다고 했다. 그래서 비싼 돈을 주고 3개월 치 한약을 결재했다. 처음에 가격이 너무 비싸 망설이다 내 몸에 색소침착을 보니 한약을 먹지 않을 수 없었다. 아픈 사람들은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찾아오기 때문에 항상 약자이다. 하여튼 한약을 예약하고 내려오는 기차에서 갑자기 눈물이 났다. 왠지는 모르겠다.
- 한약 복용 1주일 후
다리에 점상출혈이 더 많이 올라왔다. 나아지는 변화는 없었다. 다만 자려고 할 때 팔에서 열이 났었는데 열이 확연히 줄어든 걸 느낄 수 있었다. 한의원에 문의하니 병원에 내원하는 시점이 증상이 심해지는 시기에 내원하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한약을 쓰면서 증상을 진정시키기는 하지만 이러한 시기에는 약의 기운보다 자반이 올라오는 기운이 더 세서 증상이 더 올라오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 약 기운이 더 충분히 들어가면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진정될 테니 너무 걱정하지 말고 초반 3~4주간은 증상이 더 올라올 수 있다고 했다. 믿고 계속 복용하기로 했다.
- 한약 복용 3주 후
밤에 잘 때 팔에 열감이 줄어들었고 속에서 올라오던 열도 좀 줄었다. 점상출혈이 반복적으로 이루어지지만 조금은 나아진 듯 보였다. 반면의 부작용인지는 확실치 않지만 밤에 잠을 깊이 못 자고 여러 번 깼고 머리가 멍하고 어지러웠다. 불면은 생활이 힘들 정도로 너무 심했다. 그래서 나에게 처방된 한약 재료를 알려달라고 했다. 어떤 약재로 지어졌는지 알아야 부작용이 어느 약재 때문인지 짐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의 약재 처방>
1. 혈관의 염증과 열을 줄여주는 약재
자초 : 관절염 개선, 불면증 개선, 간 건강, 여성 건강, 혈액순환, 항염증
★ 부작용 : 차가운 체질 및 소화기 약한 사람(설사), 빈혈 있는 사람 조심
비해 : 풍과 습을 제거, 빈뇨 효능
★ 부작용 : 신장의 기가 허약하고 음액이 부족한 사람 조심
목단피 : 소염, 진통, 항균, 지혈, 어혈을 깨뜨려 혈액 순환 개선
★ 부작용 : 소음인 체질과 임산부는 피하기
2. 소화기 증상 개선 약재
백출 : 위장 건강, 이뇨 작용, 면역력 강화, 여성 건강
★ 부작용 : 어지러움, 복부팽만, 복통, 구토, 카페인 중독 증상
복령 : 항염·항암작용, 혈관 건강, 불면증 개선, 신장 기능 개선, 피부미용
★ 부작용 : 몸이 찬 사람 주의
3. 면역력 효과를 위해 시효 약재
자궁 수술한 후라 승마, 황기 등 콩과 약재는 쓰지 않았다.
나의 불편 증상을 상담했고 한의원에서 용안육이라는 약재를 추가 처방해서 보내왔다.
용안육 : 두뇌 건강, 심신 안정, 해독 효과
<생활처방전>
1. 과로를 유의하기
과로에는 육체적 피로 역시 포함이 되므로 과격한 운동도 피하세요.
2. 스트레스 줄이기
혈관염은 스트레스에 민감하게 반응하므로 최대한 마음을 편하게 해 주세요
3. 충분한 수면
가급적 12 이전에 자고 7-8시간 정도 충분한 수면 취해주세요.
4.'이것' 주의하세요.
감기, 장염 등 감염질환 이후에 자반 증상이 심해지는 일이 잦고 항생제, 해열제 복용 시 자반이 악화되는 경우가 있으니 조심하세요.
2차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최대한 괴사 부위에 외부자극이나 마찰이 가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5. 음식처방전
열나는 음식은 피하세요.
홍삼, 인삼, 녹용, 강황, 프로폴리스, 삼계탕, 장어 등 보양식, 매운 음식
염증을 일으켜요.
인스턴트, 튀김, 밀가루, 육류(쇠고기, 오리고기는 가능)
통증을 낮춰줘요.
삶은 채소, 흰살생선, 해조류, 물 많이 먹기
2023.10월
- 새로운 한약 복용 10일 후
용안육 약재를 추가해서 복용하고 불면이 많이 개선되었다. 신기한 감정이 들면서도 한의원에 조재 원리를 알 것 같았다. 기본적인 증상에 맞는 약재를 처방하고 환자의 상태를 보면서 약재를 줄이거나 추가하거나 하면서 조절해 나가는 것 같다. 한약도 체질에 따라 효능과 부작용이 다르게 작용하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한 것 같다. 나의 증상 변화는 정말 가끔 나오던 큰 자반은 올라오는 횟수가 줄었고 여전히 작은 점상출혈은 생겼다 없어졌다를 반복하고 있다. 다만 정도가 나아지긴 했지만 머리 멍함과 불면이 남아있고 생활이 너무 불편해서 한약을 그만 먹기로 결정했다.
2023.11월
한약을 먹던 중 건강검진에서 혈소판 수치 측정을 했었는 데 수치가 많이 떨어져 갑자기 걱정이 되었다. 한약을 중지한 지금 다시 동네 내과에 가서 진료를 보았다.
- 동네 내과 2 : 의사 선생님은 진료를 보면서 혈관염을 낫게 해 주겠다고 하는 건 다 거짓말이다. 자반이 올라오는 건 치료약이 없다. 증상 완화를 위한 스테로이드제를 쓸 뿐이라고 하셨다. 그냥 그러려니 하고 마음 편히 지내다 보면 익숙해지고 조금 나아지기도 한다. 마음 편히 가지고 비싼 돈 들여서 한약 사 먹고 하지 말라고 하셨다.
♡ dairy
누가 그러더라 한약을 먹어서 호전이 된 건지 시간이 지나 증상이 나아질 때가 되어서 그런 건지 알 수 있나요? 그 말도 맞다. 사실 알 수가 없다. 몸에 이상이 오고 나서 정신 차리고 과로와 스트레스를 제거하고 몸에 신경을 쓴 건 사실이다. 증상 호전의 이유를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한 가지 분명한 건 내 몸을 내가 돌봤기 때문에 나아지고 있는 것 같다. 몸의 이상이 있을 때 내가 나를 돌보지 않으면 언젠간 눈덩이처럼 불어난 고통이 부메랑처럼 다시 나에게 돌아온다. 결국 정답은 쉼이다. 내 몸이 쉴 수 있도록 회복할 수 있도록 시간을 주자. 각자의 상황에서 당장 실천하기 어렵겠지만 몸이 신호를 보내면 알아차리고 하던 일을 줄이고 나를 돌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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