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옛 수도
톨레도에 가다
마드리드에서 하루를 보내고 가까운 톨레도에 들러 스페인의 옛 수도의 모습을 느껴보기로 했다.
소꼬베르 광장에 도착하다.
숙소에서 지하철을 타고 아토차역으로 갔다.
아토차 역에서 렌페를 타고 한 시간 정도 가면 톨레도에 도착한다.
스페인은 기차를 타기 전 짐에 대한 보안 검사를 하고 역에 들어갈 수 있다.
우린 역에서 내려 렌페 타는 곳을 찾느라 조금 헤맸는데 렌페 타는 곳은 1층에 있었다.
톨레도역에 내린 우린 버스를 타고 가려다 알칸타라 다리에서 본 톨레도 전경이 멋지다고 해서 걸어서 가보기로 했다.
진짜 잘한 결정이었다.
안 걸어갔으면 후회할 뻔했다.
알칸타라 다리에서 본 톨레도는 너무나 아름다웠다.
인생 사진 하나 여기서 건졌다.
도보로 20분도 채 안 걸리고 걸어가는 사람도 많아서 아주 안전하기 때문에 걸어가는 걸 적극 추천한다.
다리를 건너 언덕길을 올라가다 보면 소꼬베르광장에 올라오기 전 말발굽 모양의 문이 있는데 거기서 사진을 찍으면 예쁘게 나온다.
이 문을 지나면 바로 소꼬베르 광장이 보인다.
소코트렌 꼬마기차를 타다.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작았던 소꼬베르 광장이라 핑크빛 부스를 쉽게 찾을 수 있다.
거기서 꼬마기차티켓을 살 수 있었다.
우린 기차가 20분 후 출발이라 바로 2분 정도 도보 거리에 기차 타는 줄에 가서 기다렸다.
이 꼬마 기차를 탈 때는 무조건 오른쪽 자리를 사수해야 한다.
꼬마 기차가 계속 한 방향으로만 뷰가 잘 보이게 운행되어서 무조건 오른쪽에 앉아야 한다.
채널 13번에 한국어 오디오 설명이 잘 나와 따로 가이드가 필요 없었다.
이어폰을 따로 주긴 하나 난 귀가 약한 편이라 이어젝을 준비해 가서 아주 평화롭게 설명을 들었다.
이 꼬마 기차는 한 45분 정도 운행한다.
운행을 하다 딱 한 번 10분 정도 정차하는 곳이 미라도르전망대이다.
이 전망대는 말로 표현할 수 없이 아름다운 톨레도의 전경을 담고 있다.
이 맛에 톨레도 오지라고 뒤에 관광객 어머니께서 말씀하시는 소리가 들렸다.
나도 딱 그 마음이었다.
톨레도 가성비 맛집 EL Trebol에 가다.
45분 정도 기차로 톨레도를 한 바퀴 돌면서 전경을 눈에 담고 나니 배가 고파졌다.
우린 점심을 먹으러 가성비 맛집 EL Trebol이라는 가게에 갔다.
우리가 갔을 때 이미 가게 밖에 줄이 늘어서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야외 테이블에 앉고 싶은 사람들의 줄이었다.
매장 안에는 자리가 있어 거기서 먹으려면 바로 들어가서 얘기하면 되었다.
우린 줄을 서서 야외 테이블에 앉아 먹기로 했다.
GRILL(Meat), BOMBA TREBOL, 샹그리아 1잔을 주문했다.
고기는 종류가 다양해 여러 맛을 한 번에 느낄 수 있었다.
특히 BOMBA는 우리 입맛에 딱 맞았다.
샹그리아 한잔에 올리브와 감자칩을 무료로 한 접시 주는데 그것도 맛있었다.
하여튼 가성비 있고 대만족한 식사였다.
아름다운 톨레도 대성당에 도착하다.
배를 채우고 톨레도 대성당으로 향했다.
위 사진의 뒷문으로 들어가면 내부를 살짝 볼 수 있게 되어 있다.
내부를 다 보지 않아도 되는 분들은 들어가서 분위기만 느끼고 가셔도 된다.
그런데 우린 내부가 너무 아름답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 미리 티켓을 끊어왔다.
대성당은 지옥의 문, 심판의 문, 용서의 문 이렇게 3개의 출입문이 있는데 관광객은 용서의 문으로 들어갈 수 있다.
대성당에 들어선 순간 건축 기간이 무려 266년에 달한다는 말이 바로 느껴질 정도로 아름다웠다.
성당 전체가 예술적 작품을 보는 듯했다.
고딕 양식으로 건축된 톨레도 대성당은 진짜 톨레도에 오면 무조건 가봐야 하는 곳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게 했다.
예수님의 탄생에서 십자가 부활까지의 과정을 섬세하게 표현해 놓은 중앙예배당이 눈길을 끌었다.
사진에 담을 수 없었다.
실제로 보면 너무나 섬세하고 성스러웠다.
우와!라는 말밖에 안 나오는 아름다운 보물 스테인드글라스도 만날 수 있다.
톨레도 대성당에서 꼭 봐야 할 것은 바로 세계에서 가장 비싼 성체 현시대이다.
이사벨 여왕이 제작했다고 알려져 있다.
4대 천사가 기단을 받치고 있고 중앙의 십자가엔 다이아몬드가 박혀 있었다.
보기만 해도 눈이 황금빛으로 물드는 것 같았다.
톨레도 대성당에는 유명한 엘 그레코 그림이 있다.
제목은 El Espolio(그리스도의 옷을 벗기다)이다.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 박히기 전 모욕을 주기 위해 옷을 벗기는 과정을 Espolio라고 한다.
그림을 보면 예수님 못 박을 십자가의 못을 바라보는 성모님의 표정이 너무 고통스러워 보인다.
천장의 일부를 뜯어 태양 빛이 들도록 하여 영적인 빛을 느끼게 하는 것을 엘 트란스파렌테라고 부른다.
스테인드글라스도 황홀한 빛을 뿜어냈지만 이 엘 트란스파렌테도 또 다른 놀라운 아름다움을 우리에게 선사했다.
성모님이 아기 예수님 안고 있는 모습이다.
그 밑엔 아기천사들이 제대를 죽을힘을 다해 받치고 있다.
예술작품으로 가득한 대성당을 구경하던 중 갑자기 배가 아파져 왔다.
보통 성당에는 화장실이 있는데 여긴 안에 화장실이 없었다.
화장실에 가려면 성당 출입구를 나가서 오른쪽으로 쭉 가면 작은 연못이 있는데 그곳 앞에 길게 줄이 늘어선 곳이 바로 공용 무료 화장실이다.
난 대성당 출입구 직원에게 사정을 말하고 서둘러 화장실로 향했다.
관광객이 많은 곳이라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정말 나 자신과의 사투를 벌이며 줄이 줄어들기를 기다렸다.
내 차례가 되어 들어갔는데 헉! 휴지가 없었다.
다행히 가방에 휴대용 휴지가 있어서 큰 봉변은 면했다.
유럽 여행에서 가장 불편했던 것이 화장실이었다.
길을 걷다가 화장실을 찾기도 힘들고 사용료 또한 내야 한다.
그래서 성당이나 가게를 갈 때마다 스페인에선 무조건 화장실에 들러야 한다.
난 무사히 화장실 볼 일을 마치고 출입구로 다시 들어와 남은 대성당 구경을 마무리했다.
톨레도 대표 간식, 마사판을 먹다.
톨레도 대성당을 나와 산토 토메 성당으로 가던 길에 톨레도의 대표 간식인 마사판을 맛보기로 했다.
마사판을 사서 먹어보니 꼬마 기차를 탈 때 오디오 가이드에서 설명했듯이 밀가루에 설탕을 넣어 반죽해서 찐 딱 그 맛이었다.
맛이 있다기보다는 톨레도에 왔으니 대표 간식은 먹어봐야지 정도의 맛이었다.
산후안데로스레예스 수도원에 가다.
톨레도 대성당의 아름다움에 심취해 있어서 산토 토메 성당은 들어가지 않고 그냥 겉만 보고 지나쳤다.
대신 산후안데로스레예스 수도원에 잠깐 들러 구경하고 나왔다.
날씨가 너무 좋아 수도원에서 사진이 이쁘게 나왔다.
수도원에서 나와 한참을 걸어 소꼬베르 광장에 다시 돌아왔다.
우린 걸어왔을 때처럼 다시 알칸타라 다리를 지나 기차를 타기 위해 역으로 걸어갔다.
역으로 걸어가는 동안 내 머릿속엔 톨레도 대성당이 자꾸 떠올랐다.
우린 다시 기차를 타고 숙소가 있는 마드리드로 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