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했다.
알람브라 궁전 입장 티켓이 매진이다.
알람브라 궁전의 꽃이라는 나스르 궁전을 만나기까지 험난한 여정이 시작되었다.
1. 공식 홈페이지의 알람브라 궁전 티켓이 매진되다.
공식 홈페이지 주소
우린 스페인 여행이 한 달 넘게 남아있어 항공권과 숙박만 미리 예약하면 다른 건 금방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라나다 알람브라 궁전의 티켓을 예매하려고 홈페이지에 들어가 티켓을 확인하는 순간 머리가 하얘졌다. 우리가 여행하는 날짜에 티켓이 모두 매진되어 있었다.
스페인에 가서 알람브라 궁전을 보지 않고 온다는 건 마치 파리에 가서 에펠탑을 보고 오지 않은 것과 같은 이야기인데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머리가 멍했다. 우리가 유명한 관광지의 입장 티켓이 빨리 소진된다는 걸 놓치고 있었다.
2. 그라나다카드를 구입했으나 바보같이 24h를 구입했다.
그래서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할 것 같아서 혹시나 투어상품 중에 가이드투어를 하면 입장권도 보유하고 있지 않을까 해서 투어 신청을 해보았다. 다행히 투어신청이 가능해서 우린 결재를 하고 한시름 놓고 있었다. 그런데 얼마 후 휴대폰에 자동 결재 취소 문자가 왔다. 알고 보니 성수기라 입장권 티켓을 보유하지 못해 투어를 진행할 수 없다고 안내해 주었다. 정말 절망이었다.
그래도 혹시나 싶어 가이드에게 메신저로 다른 방법이 없냐고 물었더니 그때 그라나다 카드에 대해 알려주었다. 우린 얼른 그라나다 카드 사이트에 들어가 알람브라 궁전에 들어갈 수 있는지 살펴보았다. 그라나다 카드는 알람브라 궁전뿐만 아니라 그라나다 주요 기념물 입장과 9회 버스와 1회 관광열차의 대중교통 카드 사용도 가능한 상품이었다.
금액과 상관없이 우리의 목적인 알람브라 궁전 안에 들어갈 수 있었고 야간이긴 하나 나스르 궁전을 볼 수 있으니 그것으로 만족하며 그라나다 카드 24h 구매했다. 방법은 다음과 같다.
#주의
그라나다 카드 24h 나스르 궁전 야간 지정시간에만 알람브라궁전에 들어갈 수 있어요.
그라나다 카드 구입방법
1. 그라나다 카드 사이트에 접속한다.
https://granadatur.clorian.com/
2. 그라나다 카드 72시간, 48시간, 24 시간 중에 본인의 일정에 맞게 종류를 고른다.
난 야간이긴 하지만 나스르 궁전이 포함된 24시간 티켓을 골랐다.
3. 알람브라 궁전 방문날짜와 나스르 궁전 야간 시간(하절기 10시, 동절기 8시 정해져 있음)을 선택하고 그라나다 카드 사용 기간 날짜를 선택한다.
4. 결제창에서 결재하면 이메일로 바코드가 찍힌 티켓이 도착한다.
방문 예약한 날짜에 알람브라 궁전에 입장할 때 이 바코드를 스캔하고 들어가면 된다.
3. 잘 알아보지 않은 우리의 실수, 그라나다카드 48h를 구입했어야 했다.
그라나다 카드를 구입한 우리는 알람브라 궁전을 갈 수 있다는 생각에 마음에 안정을 찾았다. 그러다 얼마 후 알람브라 궁전 투어를 하면 좋을 것 같아 투어 업체에 투어 문의를 했다. 그때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그라나다카드 48h카드나 72h카드를 구매해야 낮에 알람브라 궁전에 갈 수 있다는 거였다.
갑자기 온몸에 소름이 돋는 순간이었다. 이제 무슨 소리인가? 나스르 궁전만 야간이고 다른 데는 들어갈 수 있을 줄 알았는데 24h카드는 달랑 나스르 궁전 야간만 갈 수 있었다. 즉시 그라나다 카드 48h을 구매하려고 보니 벌써 매진이었다. 속상했다. 미리 살 수 있는 시간이 지나버렸다.
4. 공식홈페이지 취소표에 도전하다.
그래도 무슨 방법이 있지 않을까 해서 인터넷에 폭풍검색을 했다. 그래서 알아낸 정보가 공홈에 당일이나 얼마 전에 여행사들의 취소표들이 나온다는 사실이 다었다. 스페인 시간으로 자정에 표가 풀리는 것 같았다. 자정에 풀리면 표가 얼마 지나지 않아 바로 매진된다고 했다. 우린 매일 자정시간에 맞춰 공홈에 취소표가 풀리기를 기다렸다. 하지만 실패했다.
5. 마지막 도전이라 생각하고 티켓만 구해주는 구매대행업체에 의뢰하다.
공홈에 취소표 구하기에 실패한 우리는 마지막 수단으로 공홈의 취소 티켓을 구해서 주는 대행업체에 문의했다. 오전, 오후를 선택하면 더 비싸고 하루 중 임의 시간에 표를 구하면 조금 저렴했다. 그래도 공홈에서 구한 표에 비하면 엄청 비싼 가격인 셈이다. 일단 우린 예약 접수를 하고 확정되기를 계속 기다렸다. 그런데 확정문자가 아무리 기다려도 오질 안 났다. 다행히 며칠 뒤 표를 확보했다고 연락이 와서 안심했다.
6. 드디어 갈 수 있다.
알람브라 궁전의 입장이 결정된 순간 우리를 힘들게 했던 애증의 그라나다 카드 24h에 뽕을 뽑아야겠다고 보상심리가 마구 솟구쳐 올랐다. 그렇게 우리의 그라나다 여행이 시작되었다.
여행 후기 with 그라나다 카드
# 첫째 날
그라나다 대성당 ⇨ 왕실예배당 ⇨ 알카이세리아 재래시장 ⇨ 산 제로니모 수도원 ⇨ 니콜라스 전망대
일단 그라나다 대성당 근처에 도착하자마자 그라나다 교통카드 수령을 먼저 했다.
그라나다대성당 길 건너 스타벅스가 있는데 거기 근처 버스 정류장에 가면 표 나오는 기계가 있다. 그 기계에 그라나다 출력물에 나와 있는 코드를 넣으면 교통카드가 나온다. 그 교통카드로 그라나다 시내에서 버스를 타면 된다.
1. 그라나다 대성당
우린 먼저 그라나다 대성당으로 향했다. 그라나다 대성당은 180년이라는 오랜 건축기간으로 인해 바로크 양식과 르네상스 양식이 혼재해 있는 곳이다. 과거 이슬람 사원이 있던 자리에 있어서인지 대성당 내부는 고급스러우면서 웅장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그라나다 카드로 입장해서 대성당에 들어가면 QR 코드를 찍을 수 있는 안내판이 있다. 한국어로도 무료 오디오 가이드가 나와서 들으면서 대성당을 둘러볼 수 있어서 편했다.
대성당 천장에는 식물을 형상화한 아라베스크 문양의 무데하르 양식이 보였다. 그리고 층고가 굉장히 넓어서 성당 내부에 있어도 가슴이 탁 트이는 느낌을 받았다. 그라나다 대성당은 그라나다에 온다면 꼭 한 번은 들러야 할 곳이었다.
2. 왕실예배당
우린 그라나다 대성당을 둘러보고 바로 근처에 있는 왕실예배당으로 갔다. 왕실예배당은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어 눈과 마음으로만 올 수 있는 곳이었다. 여기엔 그 유명한 이사벨 여왕과 페르난도 2세의 관이 모셔져 있다. 그래서 더욱 경건한 마음이 들기도 했다.
여기도 한국어 무료 오디오 가이드가 있어서 들으면서 살짝 둘러보고 나왔다. 오디오 가이드가 없었다면 그냥 관만 보고 얻는 것 없이 나왔을 건데 그래도 내용을 알고 보니 모든 게 다르게 보이긴 했다.
3. 산 제로니모 수도원
산 제로니모 수도원은 그라나다 3대 수도원 중의 하나로 뽑히는 곳이다. 수도원 중앙에 정원이 있는데 거기만 살짝 둘러보고 수도원 안에서 학생들이 수업 중이라 얼른 나왔다.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잠깐 들러보는 것도 괜찮은 듯했다.
4. 알카이세리아 재래시장
알카이세리아 재래시장은 그라나다 대성당, 왕실예배당 근처에 있어서 기념품도 사고 그라나다 시장 구경도 하고 싶어서 한 번 둘러보았는데 내 기준엔 크게 볼 것은 없었다. 그래도 알람브라 궁전 마그넷은 하나 사서 나왔다.
5. 니콜라스 전망대
그라나다 대성당 근처에 가볼만 한 곳을 다 본 후 우린 알람브라 궁전의 야경을 볼 수 있는 니콜라스 전망대로 향했다. 처음 우린 숙소에서 거리가 멀지 않아 도보로 갈려는 무지한 생각을 했었다.
하지만 올라가는 길의 경사를 확인하곤 그라나다 카드가 있어서 C32 버스를 타고 편하게 이동했다. 경사가 심해서 꼭 버스타고 올라가야 할 곳이다.
버스에서 내려 니콜라스 전망대에 도착하니 이미 많은 사람들로 북적였다. 전망대에서는 음악을 연주하는 사람들이 있었고 거기에 맞춰 춤추는 사람들로 활기를 띠고 있었다.
우리도 얼른 전망대 난간에 걸터앉아 일몰을 지켜보는 황홀한 경험에 합류했다. 해가 지면서 알람브라 궁전의 야간 불빛이 올라오는 순간 광고에서 보던 그 아름다운 풍경이 내 눈앞에 펼쳐졌다. 이대로 시간이 멈춰도 좋을 만큼 아름다웠다.
해가 지고 어둠이 내리기 시작할 때 우린 서둘러 전망대를 내려왔다. 여긴 위험지구라 어둠이 깔리면 위험할 수 있다고 들어서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우린 아쉬운 마음을 가지고 서둘러 내려왔다.
# 둘째 날
알람브라 궁전
드디어 기다리고 기다리던 알람브라 궁전에 가는 날이다. 알람브라 안에는 비싸기도 하고 음식을 살만한 곳이 없다고 들어서 간단한 간식과 물, 여권, 티켓을 챙겨 나섰다. 거긴 햇빛이 강해 선글라스, 모자도 챙기고 선크림도 꼼꼼히 바르고 길을 나섰다.
우린 버스를 타고 알람브라 궁전으로 향했다. 투어 신청을 하려다가 유료 영상 오디오 가이드가 너무 잘 되어 있어 그걸 구매해서 영상을 따라 알람브라를 둘러보기로 했다.
알람브라는 그라나다 도시가 한눈에 보이는 높은 곳에 있다. 예전에 요새로 사용되던 곳에 모스크, 궁전 등이 합쳐져서 만들어진 복합 건축물이다. 알람브라는 아랍어로 "붉은" "빨강"이란 뜻을 가지고 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기도 하다.
알람브라 궁전의 가장 중요한 건축물들은 주로 14세기경에 지어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1492년 가톨릭이 그라나다를 정복한 후에 일부를 허물어 버리고 카를로스 5세 궁전이 들어서게 되면서 이슬람 건축물과 카톨릭 건축물이 공존하는 현재의 알람브라 궁전의 형태가 완성되었다고 한다.
1. 정의의 문
정의의 문은 과거에 여기서 간단한 민원을 해결하던 곳이라서 심판의 문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곳이다. 문의 장식에서 이슬람과 카톨릭이 공존하는 모습을 볼 수 있어 재미있는 문이기도 했다.
2. 알카사바
알카사바는 9세기~ 13세기 요새로 쓰이던 곳이다. 가는 중간에 네모났게 올라온 것은 물탱크였다고 한다. 이곳에 물탱크를 만들어 놓고 저장해 사용했다고 한다. 그곳에서 조금 더 오면 병사들이 살았던 막사랑 바뇨라는 목욕탕 터, 지하 감옥으로 들어가는 입구도 볼 수 있었다.
알카사바에서 가장 높은 탑인 벨라의 탑은 원래 망루의 역할을 하던 곳이어서 전망이 좋다. 올라가는 길이 좁고 어두워서 내려오는 사람들과 부딪칠 수도 있으니 선글라스를 쓰고 갔다면 벗고 올라가는 게 좋다.
벨라의 탑 꼭대기에는 4개의 깃발이 있다. 유럽연합기, 안달루시아 주기, 스페인 국기, 그라나다 시기가 쭉 걸려있다. 이곳에 보이는 종은 이사벨 여왕이 그라나다를 정복한 것을 기념하며 달았다고 한다.
계단이 조금 있긴 하지만 그것을 충분히 보상해 줄 만한 벨라의 탑에서 최고의 경치를 감상할 수 있다. 벨라의 탑만 올라가도 알카사바는 충분히 갈만한 가치가 있었다.
3. 나스르 궁전
우리가 들어가지 못할까 봐 전전긍긍했던 나스르 궁전에 드디어 입장했다.
나스르 궁전에 들어서면 보이는 멕수아르 궁은 왕이 행정업무를 보던 곳이다. 가장 인기가 없는 곳이고 사람들이 빨리 이동해 버려서 유유자적 감상을 할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여기서 볼 수 있는 아라베스크 문양은 잎이나 꽃, 열매 등을 모티브로 엉킨 넝쿨처럼 우아한 곡선을 연결한 장식무늬를 말한다. 일반적으로 이슬람의 장식무늬를 아라베스크 무늬라고 부른다.
이 아라베스크 문양은 원래 채색까지 되어 있어서 현재 보는 것보다 훨씬 화려했다고 알려져 있다. 벽면 장식들과 함께 아랍어로 대부분 알라에 대한 찬양의 글로 쓰여 있다. 그런데 다른 글과 다르게 "오직 알라만이 승리한다"라는 뜻을 가진 아랍어가 자주 보였다.
기도실 내부는 화려한 아라베스크 문양으로 장식되어 있다. 벽면의 문양 하나하나가 정교하고 아름다워서 놀라웠다.
황금의 방은 천장에는 황금, 밖에는 수많은 국민, 화려한 장식으로 기선제압을 하겠다는 의미가 담겨 있는 곳이라는 설명을 들으며 둘러보고 나왔다.
아라야네스 중정은 나스르 궁전의 백미다. 아라야네스는 천국의 꽃이라는 뜻을 가진 꽃나무이다. 연못 주위에 둘러 심어져 있는 나무가 바로 아라야네스 나무이다. 정면에 우뚝 솟은 탑은 코마레스 탑이다. 코마레스 탑이 연못에 비친 모습이 정말 멋졌다.
중정은 스페인어로 파티오라고 하는데 건물의 중앙에 있는 안뜰을 말한다. 이슬람 건축에서 파티오의 특징은 바로 중앙에 물과 연관된 분수를 자리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건 이슬람인들이 특히나 물을 중요시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알람브라 궁전을 지을 때 가장 신경 쓴 부분이 정원이었다고 한다.
이슬람의 기원은 아라비아 사막의 유목민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물을 얼마나 잘 다스리느냐가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포인트였다고 한다. 이곳의 물은 벨라의 탑에서 보이는 네바다 산맥에서 물을 끌어들여서 지나가도록 설계가 되었다. 오직 물의 높이 차이를 이용해 헤네랄리페를 지나고 본궁을 지나서 알카사바까지 물이 지나갈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한다.
365일 동안 언제든 물이 마르지 않도록 설계되어서 특히나 사막에서 온 사신들에게는 마치 오아시스를 보는 듯한 감동을 주었다. 이곳의 기둥도 오아시스에서 자라는 야자나무를 모티브로 해서 만들었다. 이곳은 타지마할의 모델이 된 곳이기도 하다.
대사의 방은 이슬람의 술탄이 세계각국의 대사들을 만났던 장소로 알려져 있다. 코마레스 궁전 내에서 가장 크고 웅장한 곳이었다고 한다. 천장을 자세히 보면 다양한 패턴이 섞여 있다. 이 천장은 일곱 개 하늘을 형상화한 것이고 가장 가운데 보이는 곳이 천국으로 가는 통로라고 알려져 있다.
8천 개가 넘는 나무조각으로 일일이 조각을 해서 만들었다고 해서 목이 아팠지만 유심히 살펴보았다. 높은 천장을 통해 빛이 들어오면서 천장에 수많은 별들이 떠 있는 것 같은 느낌을 강하게 받은 곳이었다.
사자의 정원은 12마리 사자가 분수를 받치고 있는 특징적인 곳이다. 100개 이상의 기둥과 말발굽형 아치가 정교하게 늘어서 있었다. 이곳은 왕만이 이용할 수 있었던 하렘이라고 불리는 곳이었다고 한다. 즉 개인 공간이었기 때문에 이슬람 율법으로부터 자유로운 곳이었다.
또한 사자상은 12시간을 의미하는 것으로 각 시간이 될 때마다 사자 한 마리 한 마리의 입에서 물을 뿜어서 시간을 알려주었다고 한다. 지금은 작동하지 않고 있었다. 물이 흐르는 방향은 동서남북을 가리키고 있었다.
아벤세라헤스의 방은 한 번 들어가서 나오면 다시 들어갈 수 없어서 꼭 충분히 둘러보고 나와야 한다. 이곳에 들어서면 방이 조금 작다고 느껴질수도 있지만 천장을 보면 아름다움에 넋을 잃게 되는 곳이다. 이곳은 모카라베 양식의 끝완판이라고 불리는 곳이기도 하다.
스페인을 대표하는 건축가 가우디도 알람브라 궁전에서 크게 영감을 얻었다고 전해지고 있다. 실제로 가우디의 건축물을 보면 이슬람 양식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자매의 방은 왕비나 후궁이 썼을 거라고 추정되는 방이다. 아베세라헤스의 방과 비슷한 느낌이 들었다. 바닥에 보면 큰 대리석이 깔려있는데 이것 때문에 두 자매의 방이라고 이름 지어졌다는 이야기도 있다. 천장을 보면 별 모양의 천장이 아니라 정팔각형 모양의 천장을 가지고 있고 천장의 종유석의 장식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두 자매의 방 지하에는 비밀의 방이 있다고 전해져 내려오는 데 그 비밀의 방 한쪽 벽면에서 이야기하면 반대편에서 완벽하게 잘 들리도록 설계되었다고 해서 후궁들의 밀담 같은 것이 오고 갔다는 이야기도 전해지고 있다.
자매의 방 안으로 들어오면 이곳에서 알람브라 궁전에서 유일하게 남아있다고 알려진 스테인드글라스 천장을 볼 수 있다.
이곳을 나가면 나스르 궁전으로 다시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충분히 나스르 궁전을 느끼고 나와야 한다.
나르스 궁전을 나오면 뽀르띠꼬 궁전이 보이는 데 알람브라에서 가장 오래된 건축물이라고 한다. 여기서 사진을 찍으면 정말 아름답게 나온다. 놓치지 말고 사진을 남겨야 한다.
4. 카를로스 5세 궁전
카를로스 5세 궁전은 알람브라 궁전 내에서 유일하게 가톨릭 시기에 지어진 건축물로 아직 미완성이 건물이다. 카를로스 5세의 외할머니는 이사벨 여왕이고 외할아버지는 페르난도 2세이다. 할아버지는 신성로마제국의 황제였고 할머니는 프랑스 왕비였다.
그래서 카를로스 5세는 어마어마한 영토를 물려받았고 다스려야 했다. 그래서 스페인의 영토가 너무 넓어 영토 중 어느 한 곳은 해가 떠 있어서 스페인은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는 이름도 갖게 되었다. 카를로스 5세가 지으라고 했던 건물이었던 이 궁전은 카를로스 5세가 전쟁에 돈을 다 쏟아부으면서 재정적인 문제로 완성을 못했다고 알려져 있다.
5. 헤네랄리페
우린 나스르 궁전을 나와 나스르 왕조 술탄들의 여름 궁전이었던 헤네랄리페로 이동했다. 정원이 너무 예쁘게 꾸며져 있어 금방 도착했다. 나스르 궁전을 나와 헤네랄리페로 도착하는데 약 15분 정도 소요되었다. 다리를 지나자마자 오른쪽에 알람브라 곳곳에 물을 공급해 주는 수로가 있었고 좀 더 걷다 보면 1년에 한 번씩 축제가 열린다는 극장과 뒤로 보이는 최근에 조경이 된 정원도 있었다.
현재 정원의 모습은 여러 차례 개보수가 이루어져서 주로 19세기 중반에 다시 조성된 것이라서 이슬람 시절 원래의 모습이 많이 남아있지는 않아서 안타까웠다. 헤네랄리페의 뜻은 낙원의 정원, 건축가의 정원으로 번역이 된다고 한다.
분수의 시원한 물줄기에서 쉬고 있으면 그야말로 지상낙원에 내가 와 있다는 착각이 들 정도로 아름다운 곳이었다. 바닥의 타일 모자이크도 볼 수 있었고 사이프러스 나무 사이로 지나가다 보면 마치 내가 미로 찾기를 하는 것 같은 착각도 들었다.
헤네랄리페에 들어서 계단을 조금만 올라오면 아담한 궁전이 나오고 그 뒤로 계단을 올라가면 수로의 중정이 보인다. 헤네랄리페의 하이라이트인 이 아름다운 수로의 중정은 술탄이 이곳에 찾아온 귀족과 사신들을 깜짝 놀라게 해 주려고 아담한 중정을 지나서 이 화려한 정원을 만들었다고 알려져 있다.
안뜰의 모습은 중앙에 길게 분수대가 있고 가운데에는 시원한 물줄기가 뿜어져 나온다. 이 분수대에서 물방울 소리를 가만히 들으면 생각나는 음악이 있다. 바로 이곳에서 물방울 떨어지는 소리를 듣고 영감을 얻어 그 유명한 기타곡인 "알람브라 궁전의 추억"이 탄생했다고 한다. 이 곡을 작곡한 작곡가가 실연당한 채로 그라나다로 여행을 왔다가 만들었다고 한다.
계단을 통해서 한 계단을 더 올라오면 왕후의 정원이라는 이름을 가진 아름다운 정원이 나온다.
이 정원에 뭔가 이질적으로 느껴지는 죽은 나무가 하나 보인다. 이 나무는 사연이 있는 나무이다. 과거 술탄의 부인이 바람이 나서 나무 아래서 밀애를 나누다 술탄에게 걸려서 죽임을 당한다. 화가 안 풀린 술탄은 나무에 너도 그 장면을 목격하지 않았냐면서 나무에 독극물을 주입해 죽게 한다. 정말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나무라는 생각이 들었다.
헤네랄리페를 다 둘러보고 계단을 올라오면 그라나다 전망이 멋지게 보인다. 우린 잠시 경치를 감상하고 버스를 타기 위해 정원 길을 따라 걸어내려왔다. 걷는 내내 주변이 너무 아름다워서 돌아가기가 싫을 정도였다.
우여곡절 끝에 알람브라 궁전에 가게 되었지만 정말 안 갔으면 후회할 뻔했다. 궁전 속에 있는 내내 그 아름다움에 취하고 정교함에 반하는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정말 인생을 살면서 꼭 한 번은 와봐야 할 곳이고 그런 곳에 내가 와 볼 수 있어서 너무 감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