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의 도시
세비야에 가다.
세비야는 참 아름다운 도시인 것 같다.
늦은 시간까지 즐기는 사람들로 거리는 북적였고 그들의 흥에 취해 밤의 정취를 느끼기에 충분했다.
내일이면 우린 스페인의 다른 도시 바르셀로나로 떠나야 하기에 마지막 세비야를 즐기러 밖으로 나갔다.
7. 알카사르 궁전
세비야 여행 중 필수 코스로 꼽히는 알카사르 궁전에 아침 일찍 갔다.
공식 홈페이지에서 미리 예약을 하고 와서 바로 들어갈 수 있었다.
현장 예매를 위해 웨이팅 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알카사르에 가시려면 꼭 예매하고 가시길 바란다.
알카사르 궁전 공식 홈페이지
https://realalcazarsevilla.cliqueo.es/en/
궁전에 들어서자마자 너무 넓어서 어디부터 시작해서 봐야 할지 고민되었다.
우선 우린 안내표지판에 궁전 구조를 익히고 위치마다 chat GPT의 도움을 받으며 궁전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우린 계약의 집을 둘러보고 제독의 방도 지나서 항해자의 성모마리아 그림이 있는 마리아의 예배당에 도착했다.
그곳엔 이미 많은 사람이 관람하고 있었다.
그림을 보고 있으니 뭔가 성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영화 왕좌의 게임에서 도른 가문의 촬영 장소였던 알카사르 왕궁에서도 유명한 소녀의 정원은 정말 아름다웠다.
가운데 작은 연못에 양옆에 초록 나무들이 펼쳐져 있어 싱그러웠다.
너무 예뻐서 사진 찍는 사람들로 항상 북적이는 곳이었다.
이사벨 여왕이 후안 왕자를 출산한 곳으로 알려진 왕자의 방 천장은 특히나 나의 눈길을 끌었다.
알카사르는 이슬람 통치 시기 이베리아반도에서 지어진 이슬람 양식의 성과 궁전이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종교가 바뀌면서 원래의 이슬람 특유의 섬세한 조각과 아치의 형태가 남아 있었고 거기에 기독교의 고딕 양식이 가미돼 있었다.
정원을 걷다 보면 빗물 저장소라고 하는 마리아의 목욕탕을 발견할 수 있었다.
신비스러운 불빛이 물에 반사되어 다른 세상에 온 듯한 느낌이 들었다.
사람들이 많아 사진은 남기지 못했지만 꼭 정원에서 봐야 할 곳 중의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불어 가장 아름답기로 유명한 머큐리 연못도 꼭 보고 오길 바란다.
알카사르 궁전의 정원은 건물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굉장히 넓었다.
걸어도 걸어도 정원이 끝이 없었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공작새들이 한가롭게 햇볕을 쬐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다.
한마디로 자연 속의 한가한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곳이었다.
우리도 긴 시간을 궁전과 정원에 머물며 달콤한 긴 휴식을 취했다.
8. 트리아나 시장
알카사르 궁전을 둘러보고 우린 트리아나 시장으로 향했다.
트리아나는 구시가지인 센트로의 강 건너편에 있는 시장이다.
여기로 가기 위해선 이사벨 2세 다리를 건너가야 한다.
다리를 건너자마자 오른쪽을 보면 트리아나시장이 바로 보인다.
과일, 고기, 여러 먹거리도 팔아서 시간이 난다면 잠깐 현지 분위기를 느끼기에 좋은 곳이었다.
내 느낌은 일정이 빠듯하다면 굳이 가지 않아도 되는 곳 정도였다.
우린 트리아나 시장을 간단히 둘러보고 이사벨 2세 다리가 있는 강가로 내려갔다.
낮인데도 강가에 걸터 앉아 여유를 즐기는 사람들이 많았다.
우리도 그들을 따라 한참을 강가에 앉아있다 버스를 타고 스페인 광장을 다시 가보았다.
다시 봐도 스페인 광장은 멋졌다.
어제 다 못 찍은 사진도 찍고 광장 옆에 스페인에서 가장 아름다운 공원으로 꼽힌다는 마리아루시아 공원 있다고 해서 다시 이곳에 왔다.
잠깐 산책만 하려고 했던 마리아루시아 공원은 걸어도 걸어도 계속 공원인 엄청난 크기를 자랑하는 곳이었다.
정말 한참의 시간동안 한적하게 아름다운 공원을 걸을 수 있었다.
스페인 하면 타일이듯 의자나 작은 분수를 타일로 꾸며놓아서 너무 고급스러웠다.
이 푸르르고 드넓은 공원을 걷다 보니 갑자기 세비야가 너무 부러웠다.
9. 이사벨 2세 다리
우린 마리아루시아 공원까지 둘러보고 숙소로 돌아와 잠시 휴식을 취했다.
저녁은 숙소에 주방이 있어 항상 메르카도나 마트에서 장을 봐 직접 해 먹었다.
세비야에 왔으니 야경을 봐야 할 것 같아 늦은 저녁에 이사벨 2세 다리로 향했다.
늦은 시간이었지만 거리에는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
다리 주변엔 간소하게 DJ 음악 페스티벌이 열리고 있었다.
작은 조명 아래 신나는 음악은 흘러나오고 한 여가수는 노래를 부르고 이사벨 2세 다리는 빛으로 물들어 있었다.
강가 주변에 앉아 여유를 만끽하고 있는 연인들 사이로 우리도 그 낭만에 합류했다.
거기 앉아 조명에 비친 다리를 보고 있으니 너무나 황홀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사벨 2세 다리 덕분에 세비야라는 도시가 얼마나 아름답고 낭만이 가득한 도시인지 새삼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다.
세비야의 모든 것은 아름다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