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의 천재 건축가
안토니 가우디
스페인 바르셀로나 여행을 한다면 꼭 해보고 싶었던 것이 가우디 투어였다.
우리가 투어를 신청한 이유는 천재 건축가라 불리는 가우디의 세계적인 건축물의 숨은 이야기들과 가우디의 생애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알고 싶어서였다.
우린 이른 아침 시간에 일어나 간단히 아침을 챙겨 먹고 가우디 투어의 집합 장소였던 까사밀라로 향했다.
1. 까사밀라
까사밀라라는 이름은 정치가이자 부동산업자였던 밀라 부부가 의뢰했기 때문에 지어졌다고 한다.
당시 다 지어진 까사밀라는 단 3채만 분양되었던 실패한 건축물이었다.
이 건축물은 둥근 내부 모양 때문에 대부분 사각 모양의 가구의 배치가 어려웠다.
당연히 사람들이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참고로 까사밀라 건축물을 찍기 위한 포토존은 횡단보도였다.
까사밀라 맨 위쪽을 보면 굴뚝 모양이 보이는데 어딘가 익숙한 모습이 떠오른다.
바로 스타워즈의 감독이 다스베이더를 까사밀라의 굴뚝에서 영감을 얻어서 만들었다고 한다.
그리고 하늘에서 보면 가우디 건축물의 특징 중 하나인 장미 모양의 십자가를 볼 수 있다.
가우디는 건축물 위에 둥근 터널을 통해 사람들이 그곳에서 보이는 성가족 성당을 볼 때만이라도 반성하는 삶을 살라는 깨우침을 전하기 위해 만들었다고 한다.
까사밀라 건축물 왼쪽에는 카페가 있고 오른쪽에는 기념품 샵이 있어 시간 나면 들러서 차도 마시고 기념품 구경도 할 수 있게 되어 있어 좋았다.
까사밀라와 까사바뜨요는 입장료가 비싼 편이라 가이드 투어에서는 들어가지 않는다고 했다.
2. 까사바뜨요
까사밀라를 보고 명품 거리인 그라시아 거리를 따라 내려오다 보면 까사바뜨요를 만날 수 있다.
걸어온 그라시아 거리에는 우리가 아는 명품 브랜드가 매우 많았고 거리는 화려했다.
까사바뜨요는 바뜨요의 집이란 뜻이다.
바뜨요씨는 가우디에게 집을 지을 때 어느 집보다 높고 예쁘게 지어달라고 요청했다.
우리의 평범하지 않은 가우디는 까사바뜨요를 누가 봐도 눈에 띄게 지어 놓았다.
하지만 독특했던 가우디의 건축물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지 못했다.
이런 가우디의 까사바뜨요는 3가지의 이름으로 불렸다.
첫 번째는 뼈의 집이다.
가우디는 사람의 다리뼈처럼 이 집은 튼튼해 무너지지 않는다는 의미로 뼈를 모티브로 지었다.
두 번째는 바다의 집이다.
까사바뜨요의 중정을 보면 푸른 바다를 연상시킨다.
벽면이 위에서 아래로 올수록 밝아지게 만들었고 창문 크기가 내려갈수록 가로가 넓어져 빛이 잘 들어오게 설계했다.
세 번째는 용의 집이다.
지붕을 보면 용의 모양을 볼 수 있고 기사의 칼 모양을 찾을 수 있다.
장미모양의 문도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소유는 카탈루냐주의 츄파춥스 회장이 사들여 손녀에게 선물했다고 한다.
여담으로 츄파춥스 로그는 살바드로 달리가 디자인한 것이라고 해서 놀랬다.
우리가 아는 초현실주의 화가 달리가 츄파춥스 로그를 디자인했다니 신기했다.
3. 구엘 공원
까사바뜨요의 외관을 구경하고 가이드가 준비한 택시를 타고 구엘 공원으로 이동했다.
구엘 공원은 처음 60채로 지어진 전원주택이었는데 당시 3채만 분양이 되었다고 한다.
그 3 채도 가우디, 구엘, 구엘 변호사 친구 이렇게 3명에게 분양이 되었다고 하니 그야말로 분양이 폭삭 망했었다.
이렇게 폭삭 망한 이유는 구엘 공원의 위치가 람블라스 거리에서 마차를 타고 왕복 두 시간이 걸리는 먼 거리에 있고
마차의 말들이 가다가 푹 주저앉을 정도로 고도가 높은 곳에 있었기 때문이었다.
더불어 식수도 부족한 메마른 땅이기도 했다.
구엘이 죽고 여동생이 구엘 공원을 물려받아 시에 기증함으로써 다시금 공원으로 재조성 되었다고 가이드분이 설명해 주셨다.
핑크색으로 이루어진 가우디의 집은 가우디의 제자가 지었다고 한다.
지금은 가우디 박물관으로 쓰이고 있다.
3층 광장모임 공간에 도착하면 길이가 110m에 다다른 트렌 카디스 기법으로 만든 타일 무늬의 긴 등받이 의자가 있다.
물결이 흐르는 모양의 등받이에 앉으면 허리와 엉덩이가 딱 맞게 인체공학적으로 설계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저 멀리 왼쪽에는 공사 중인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이 보이고 오른쪽 문주익언덕이 보인다.
살바도르 달리가 찍은 가우디의 입체 십자가 사진이 유명해 우리도 찍어보려 했으나 사람들이 너무 많아 바로 포기했다.
독특한 모양의 터널 같은 파도의 산책로는 비를 피하기 위해 설계되었으며 모세의 기적을 모티브로 만들었다고 한다.
2층에 있는 주민들의 시장 공간으로 만들어졌던 곳은 86개의 돌기둥으로 이루어져 있고 자세히 보면 밑기둥의 높이를 다르게 해 원근법이 파괴되게 지어졌다.
가우디는 천장에는 크고 작은 원반을 만들어 천체의 움직임을 표현했다.
물 부족으로 고민하던 가우디는 기둥 아래에 저수조를 만들어 빗물이 바로 밑에 있는 도마뱀 분수로 물을 내보내게 설계했다.
1층에 있는 도마뱀 분수는 원래 용을 표현하려고 했다고 한다.
물이 나오게 하는 곳에 원래는 이빨이 있었는데 사람들이 기념으로 빼가서 지금은 거의 없다.
도마뱀 오른손을 만지면 부자가 된다는 속설이 있어서 사람들이 만지며 사진을 찍고 있었다.
뱀 분수는 모세의 치유 놋 뱀을 모티브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중앙계단을 내려오면 헨젤과 그레텔의 과자 집을 형상화했다는 건물이 보인다.
오른쪽은 경비실 건물은 현재 기념품 샵으로 왼쪽 경비원 사택은 문서보관함으로 사용되고 있었다.
4. 산트 파우 병원
구엘공원을 둘러보고 가이드가 준비한 택시를 타고 가우디의 스승이었던 루이스 도메네크 이 몬타네르가 설계한 병원으로 이동했다.
실제로 보니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될 만한 아름다움을 지닌 병원이었다.
과거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병원으로 손꼽힌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산트 파우 병원에서 도보 10분 정도의 거리에 성가족 성당이 서로 마주 보고 있어 병원 외부를 감상한 후 성가족 성당으로 이동했다.
5.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
가이드님이 횡단보도를 건넌 후 다들 성당을 미리 보지 말고 고개를 숙이고 눈을 잠시 감아달라고 하셨다.
그리고 귀에서 성스러운 음악이 흘러나오며 눈을 뜨라는 말과 함께 고개를 들었더니 꿈에 그리던 사그라다 파밀리아 성당이 내 눈앞에 펼쳐졌다.
우와! 정말 감탄이 절로 나왔다.
입이 딱 벌어지는 외관에 할 말을 잃게 된다.
가우디가 왜 천재 건축가라고 불리는지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현재 성당의 주 출입구로 사용되고 있는 동쪽의 탄생의 파사드는 유일하게 가우디가 생전에 완성한 것이며
예수의 탄생을 묘사한 부조라는 말을 시작으로 가이드님의 외관 설명이 이어졌다.
성경의 이야기를 파사드 곳곳에 조각으로 입혀 놓았고 파사드에 조각된 인물들의 시선은 모두 예수님을 향해 있다는 것도 발견할 수 있었다.
파사드 아래에는 중앙의 예수님에게 헌정하는 사랑의 문을 중심으로 요셉에게 헌정하는 소망의 문, 성모마리아에게 바치는 믿음의 문이 양옆으로 있었다.
문을 통해 성당 내부에 들어선 순간 말로 표현할 수가 없는 신비로움을 느꼈다.
마치 내가 죽어서 천국에 온 건가?라는 착각이 들었고 영롱한 빛에 이끌려 내 몸과 마음이 모두 치유되는 것 같은 느낌마저 들었다.
태어나서 처음 느껴보는 영적인 느낌이었다.
스테인드글라스를 통해 들어온 빛이 너무나 아름다워 아직도 그때만 생각하면 다시 그곳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간절해진다.
가이드님이 가우디의 비극적인 마지막 모습의 이야기를 해주시는데 눈물이 나도 모르게 흘러나왔다.
성당 공사에 몰두한 가우디는 평소 검소한 생활을 했기 때문에 허름한 옷을 입고 공사 현장에서 거의 지냈다고 한다.
어느 날 집에 가는 길에 전차에 치였으나 허름한 복장에 노숙자인 줄 알았던 사람들은 가우디를 방치했고 늦게 병원에 도착해서도 제시간에 치료받지 못했다.
이미 가우디의 존재를 알았을 때는 죽음이 가까이 온 순간이었다.
마지막까지 가우디는 자신의 장례를 치르지 말라고 전하며 성가족 성당의 완공을 유언으로 남겼다.
세계적인 천재 가우디를 잃은 슬픔에 가우디의 유언에도 불구하고 스페인은 거대한 국장으로 가우디의 장례를 치렀고 세계가 함께 슬퍼했다는 슬픈 이야기를 해주셨다.
가우디의 묘는 성가족 성당 지하 묘지에 안치되어 있다고 해서 가우디 묘에 최대한 가까이 가서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왔다.
성당 내부 안쪽으로 들어가면 성체를 상징하는 중앙 출입문에는 예수님의 영광의 파사드의 청동 문을 볼 수 있는데 여기에는 카탈루냐어로 주기도문 전체를 새겨놓았다.
또한 50개국의 언어로 " Give us this day our daily bread"라는 말이 여기에 쓰여 있었다.
한글로 "우리에게 필요한 양식을 주옵소서"라고 적힌 걸 보니 왠지 모르게 가슴이 떨렸다.
스테인드글라스 창문 쪽에 적힌 김대건 신부님의 이니셜도 함께 보고 왔다.
우린 신비로운 성당 내부를 둘러보고 가이드님을 따라 서쪽 수난의 파사드를 보러 밖으로 향했다.
가이드님은 수난의 파사드에 대해서도 긴 시간 설명해 주셨다.
그리스도의 수난 장면과 십자가 처형 장면들이 삼단으로 나누어져 있다고 하셨다.
1단은 수난의 시작이 된 최후의 만찬 이야기부터 3단의 숨을 거둔 그리스도를 십자가에서 내리는 모습, 파사드 중앙 그리스도의 부활과 승천의 이야기까지 쭉 해주셨다.
사실 이어폰으로 들은 내용이라 다 기억은 나지 않지만 파사드에 조각된 형상들을 보면서 연신 감탄했던 내가 기억난다.
결론적으로 가우디는 천재였다는 생각만 자꾸 들게 되는 순간이었다.
+ EL Glop Gaudi (나의 원픽 맛집)
가우디 투어를 마치고 가이드님이 공유해주신 맛집들 중에서 저녁을 먹고 숙소로 가기로 했다.
우린 배가 너무 고파 거리가 가까운 곳이자 구글 평점이 높은 식당으로 갔다.
우린 해산물 빠에야와 이베리코 고기, 콜라를 시켰다.
탁월한 선택이었다.
이 식당을 이번에 안 게 너무 후회될 정도로 맛있었다.
이베리코 고기는 간도 적절하고 삼겹살을 살짝 구운 것 같은 느낌의 향이 나면서 기름기는 없는 완벽한 맛이었다.
해산물 빠에야는 해산물을 왕창 넣고 만들어서 바다 그 자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입맛에 딱맞는 집이었다.
스페인에서 먹은 음식 중 가장 맛있었던 집이었다.
내가 다시 바르셀로나 여행을 온다면 무조건 두 번 이상은 갈 것이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여행을 하며 피카소 미술관, 바르셀로나 대성당 등 수많은 멋진 곳을 가보았지만
바르셀로나 여행을 마치며 내가 느낀 점은
스페인은 역시 가우디!!